잠결에 발이 닿아 차가 굴러갔다면 음주운전일까?

입력 2026.10.17. 오전 10:08

한 줄 답: 그렇게 볼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도로교통법상 ‘운전’에 목적적 요소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고의로 한 운전행위만 ‘운전’에 해당하고, 차 안에 있는 사람의 의지나 관여 없이 차가 움직였다면 운전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4도1109 판결). 다만 이 판결을 “시동을 걸어도 운전이 아니다”라고 넓혀 읽으면 안 됩니다. 실제로 의도 없이 움직였는지는 사건마다 증거로 따집니다.


핵심 요약

  • ‘운전’은 고의의 운전행위만 뜻합니다. 판례는 운전 개념에 ‘목적적 요소’가 들어 있다고 봅니다.
  • 의도 없이 차가 움직인 경우는 운전이 아닙니다. 차를 움직일 생각 없이 다른 목적으로 시동을 걸었는데 실수로 기어 등 발진에 필요한 장치를 건드린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불안전한 주차상태나 도로여건 때문에 차가 움직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 시동을 건 것 자체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시동을 걸면 운전”도, “시동만 걸었으면 언제나 운전이 아니다”도 판례 내용과 다릅니다.
  • 도로가 아닌 곳도 포함됩니다. 음주운전 금지(제44조)에서 말하는 ‘운전’에는 도로 외의 곳이 들어갑니다.
  • 판단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입니다(제44조제4항).

1. 법은 ‘운전’을 어떻게 정의하나

현행 도로교통법 제2조제26호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운전”이란 도로(제27조제6항제3호ㆍ제44조ㆍ제45조ㆍ제54조제1항ㆍ제148조ㆍ제148조의2 및 제156조제10호의 경우에는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한다)에서 차마 또는 노면전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 또는 자율주행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한다)을 말한다.

여기서 두 가지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 대법원은 판결 당시 정의 규정(제2조 제19호,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의 내용에 비추어 운전에 목적적 요소가 들어 있다고 봤습니다.
  2. 괄호 속 제44조: 음주운전 금지 조항에서는 ‘운전’에 도로 외의 곳이 포함됩니다. 그러니 “도로가 아닌 곳이었으니 음주운전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조문과 맞지 않습니다.

참고: 조문 번호가 다릅니다. 2004년 판결이 인용한 것은 당시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입니다. 당시 문언은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현행 정의는 제2조제26호에 있고, 위에서 본 것처럼 문언도 바뀌었습니다.


2. 대법원 2004도1109 판결: 어떤 사건이었나

사실관계 (판결문에 나온 대로)

  • 술에 취한 사람이 차 안에서 자다가 추위를 느꼈습니다.
  • 히터를 켜려고 시동을 걸었습니다.
  • 실수로 제동장치 등을 건드렸거나, 처음 주차할 때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차가 원동기의 추진력으로 약간 경사진 길을 따라 앞으로 움직였습니다.
  • 차는 피해자 차량의 옆면을 충격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운전의 개념은 그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목적적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고의의 운전행위만을 의미하고 자동차 안에 있는 사람의 의지나 관여 없이 자동차가 움직인 경우에는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자동차를 움직이게 할 의도 없이 다른 목적을 위하여 자동차의 원동기(모터)의 시동을 걸었는데, 실수로 기어 등 자동차의 발진에 필요한 장치를 건드려 원동기의 추진력에 의하여 자동차가 움직이거나 또는 불안전한 주차상태나 도로여건 등으로 인하여 자동차가 움직이게 된 경우는 자동차의 운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결론

  • 원심은 “피고인이 자의에 의하여 판시 자동차를 운전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이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습니다.
  • 그래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공소사실에 대한 무죄를 유지하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 대법원은 “원심의 설시가 미흡하기는 하지만”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3. “잠결에 발이 닿아 굴러간 경우”에 이 법리를 적용하면

질문 상황을 판례의 기준에 대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상황 유형판례 법리에 비춘 의미
차를 움직일 의도 없이 다른 목적(예: 히터)으로 시동을 걸었고, 실수로 발진 장치를 건드려 차가 움직임판례가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유형
불안전한 주차상태나 경사 등 도로여건 때문에 차가 움직임판례가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유형
차 안 사람의 의지나 관여 없이 차가 움직임판례상 운전에 해당하지 않음
차를 움직이려는 의도로 장치를 조작함판례가 말하는 ‘고의의 운전행위’에 해당하는지 따지게 됨. 위 예외로 보기 어려움
시동만 걸려 있었고 차가 전혀 움직이지 않음이 판결이 직접 판단한 사안이 아님

주의할 점

  • 결국 증거가 결론을 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대법원이 확인한 것은 “자의에 의하여 운전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원심 판단이었습니다. “잠결에 닿았다”는 주장만으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닙니다. 차가 움직인 경위가 의도 없는 실수였는지, 주차상태나 도로여건 탓이었는지를 사건의 사실관계로 판단합니다.
  • ‘잠만 잔’ 사건이 아닙니다. 이 판결은 시동을 걸었고 차가 실제로 움직여 다른 차를 충격한 사안을 다뤘습니다. 차가 멈춘 채 안에서 잠만 잔 경우에 대한 판단으로 인용하면 안 됩니다.

4. 음주운전 금지 조항(제44조)의 기본 구조

도로교통법 제44조는 6개 항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주제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1항 (금지):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일정한 건설기계를 포함),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그래서 ‘운전’에 해당하느냐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 제2항 (호흡조사): 경찰공무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음주운전을 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재량). 운전자는 그 측정에 응하여야 합니다(의무).
  • 제3항 (재측정):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게는 그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습니다.
  • 제4항 (기준):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입니다.
  • 제5항: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로 술을 마시거나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을 사용하는 ‘음주측정방해행위’를 금지합니다(2024. 12. 3. 신설).
  • 제6항: 측정의 방법·절차는 행정안전부령에 맡깁니다(2023. 1. 3. 신설).

이 글의 조문은 발행일인 2026년 10월 17일 기준 현행 도로교통법(시행 2026. 10. 13., 법률 제22067호)을 따랐습니다. 제2조와 제44조의 현행 문언은 법률 제21728호(2026. 6. 2. 공포)로 만들어졌고, 2026. 12. 3. 시행 예정본에서도 문언이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술 마신 뒤 차 안에서 히터를 켜려고 시동을 걸었다면 음주운전인가요? 시동을 건 사실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판례에 따르면 차를 움직일 의도 없이 다른 목적으로 시동을 걸었고, 실수나 주차상태·도로여건 때문에 차가 움직였다면 운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차를 움직이려는 의도로 조작했다면 이 예외로 보기 어렵습니다.

Q. 차가 의도와 상관없이 움직여 다른 차를 들이받았는데도 운전이 아닐 수 있나요? 2004도1109 사건이 바로 차가 움직여 피해자 차량 옆면을 충격한 경우였습니다. 대법원은 그 경위가 의도 없는 실수 또는 안전조치 미비였다면 운전으로 볼 수 없다며 음주운전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이 판결은 음주운전 해당 여부에 대한 것입니다.

Q. 주차장처럼 도로가 아닌 곳이면 음주운전이 성립하지 않나요? 아닙니다. 제2조제26호 괄호에 따라 제44조의 ‘운전’에는 도로 외의 곳이 포함됩니다.

Q. 판례가 말하는 ‘운전’ 조문은 지금도 제2조 제19호인가요? 아닙니다. 판결 당시 제2조 제19호였던 정의는 현행법에서 제2조제26호에 있고, 문언도 바뀌었습니다.

Q. 음주 기준 수치는 얼마인가요? 제44조제4항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입니다.


참고 법령·판례

법령 (도로교통법, 시행 2026. 10. 13., 법률 제22067호)

  • 도로교통법 제2조제26호 (‘운전’의 정의)
  • 도로교통법 제44조제1항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 도로교통법 제44조제2항 (호흡조사 측정과 응할 의무)
  • 도로교통법 제44조제3항 (불복 시 동의를 받은 재측정)
  • 도로교통법 제44조제4항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 기준)
  • 도로교통법 제44조제5항 (음주측정방해행위 금지)
  • 도로교통법 제44조제6항 (측정 방법·절차의 위임)

판례

  • 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4도1109 판결 (판결 당시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 적용)
  • 위 판결의 참조판례: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1522 판결,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8다30834 판결

관련 법령: 도로교통법 제2조 · 도로교통법 제44조

관련 판례

대법원 2004도1109 — 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4도1109 판결

[1]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는 '운전'이라 함은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운전의 개념은 그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목적적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고의의 운전행위만을 의미하고 자동차 안에 있는 사람의 의지나 관여 없이 자동차가 움직인 경우에는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어떤 사람이 자동차를 움직이게 할 의도 없이 다른 목적을 위하여 자동차의 원동기(모터)의 시동을 걸었는데, 실수로 기어 등 자동차의 발진에 필요한 장치를 건드려 원동기의 추진력에 의하

판결문 원문 (2004-04-23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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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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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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