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교수들을 싸잡아 욕했다, 교수 한 명이 고소할 수 있나
요약 및 결론: 교수 개인이 아니라 "○○과 교수들"처럼 집단을 표시해 욕했다면,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모욕죄(형법 제311조)는 원칙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지 않고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성립할 수 있는데, 이는 집단의 크기·성격과 그 안에서 피해자의 지위에 따라 달라진다.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도15631 판결이 이 기준을 제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익명 게시판에 "그 학과 교수들 다 별로다" 식의 글이 올라오면, 그 학과 소속 교수가 자신을 특정해 고소할 수 있는지 묻는 경우가 많다. 집단을 향한 비난은 일상적으로 쓰이지만, 형법상 모욕죄·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특정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집단표시만으로는 바로 개인의 피해로 연결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여성 아나운서 집단을 상대로 한 발언 사건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집단을 욕한 말이 구성원 개인의 모욕이 되려면 뭐가 필요한가
모욕죄는 피해자가 특정된 사람이거나 인격을 보유한 단체여야 성립한다. 집단표시에 의한 비난은 개별구성원에 이르면 비난의 정도가 희석돼 원칙적으로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 되지 않는다. 다만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지 않아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하다고 평가될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개인에 대한 모욕이 성립할 수 있다.
이 원칙과 예외를 가르는 구체적 기준으로 대법원은 집단의 크기, 집단의 성격, 그 집단 내에서 피해자가 차지하는 지위를 든다. 구성원 수가 적거나 당시 주위 정황상 특정 구성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개인이 피해자로 특정된다고 본다. 즉 “집단을 욕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비난이 사실상 개인을 겨냥한 것으로 읽힐 만한 정황이 따로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11도15631 판결은 실제로 뭐라고 했나
이 사건은 국회의원이었던 피고인이 공중파 방송 아나운서들로 구성된 한 연합회 소속 여성 아나운서 154명(연합회 등록 인원은 295명)을 상대로 한 발언이 문제됐다. 원심은 이 발언이 피해자 개개인에 대한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했다. 대법원은 발언 자체가 경멸적 표현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단은 수긍하면서도, 집단의 범위가 불분명하고 조직 결속력이 견고하지 않은 점, 발언이 특정 단체만을 구체적으로 지칭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개개인에 대해서는 비난의 정도가 희석돼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했다. 대법원이 직접 무죄를 선고한 것이 아니라, 법리 오해를 지적하며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낸 것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이 판결의 참조조문은 모욕죄를 정한 형법 제311조뿐이고, 집단표시에 의한 명예훼손(제307조)에도 같은 결론이 자동으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근거는 이 판결만으로는 없다.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어떻게 다른가
학과 교수들을 비난한 말이 모욕인지 명예훼손인지는 요건부터 다르다. 모욕죄는 사실 적시 없이 공연히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기만 해도 성립하는 반면,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야 성립한다는 점에서 구성요건이 다르다.
| 행위 | 적용 조문 | 법정형 |
|---|---|---|
| 공연히 사람을 모욕 (사실 적시 불필요) | 형법 제311조 |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 |
|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 | 형법 제307조 제1항 |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
|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 | 형법 제307조 제2항 |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
“○○과 교수들 다 무능하다”처럼 평가·감정 표현만 있으면 모욕죄 쪽 검토 대상이고, “○○과 교수들이 논문을 표절했다”처럼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면 명예훼손죄 쪽 검토 대상이 된다. 다만 집단표시 방식일 때 구성원 개인의 피해가 인정되려면 모욕죄에서는 희석 여부·특정성 판단을 통과해야 하는데, 명예훼손죄에도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이 판결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
실제 처벌 수위는 어떤가
형법 제311조와 제307조의 법정형은 위 표와 같이 법령에 명시돼 있지만, 집단표시 사건에서 개개인에 대한 유죄가 실제로 얼마나 선고되는지에 관한 공식 통계·양형기준 수치는 이 글이 참고한 자료에는 없다. 공표 자료 없음.
분명한 것은 법정형이 존재한다고 해서 집단을 향한 비난이 자동으로 구성원 개인에 대한 처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앞서 본 대법원 판결처럼 비난의 정도가 희석됐다고 판단되면 애초에 범죄 성립 자체가 부정되므로, 법정형 수치보다 ‘피해자 특정’ 단계에서 결론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관련 법령
제307조(명예훼손) ①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관련 판례
모욕죄는 특정한 사람 또는 인격을 보유하는 단체에 대하여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피해자는 특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른바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은, 모욕의 내용이 집단에 속한 특정인에 대한 것이라고는 해석되기 힘들고, 집단표시에 의한 비난이 개별구성원에 이르러서는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어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봄이 원칙이고,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지 않아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자주 묻는 질문
"○○과 교수들" 같은 표현으로 욕하면 교수 개인이 무조건 고소할 수 있나요?
아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집단표시에 의한 비난은 원칙적으로 구성원 개개인의 모욕이 되지 않는다. 비난이 희석되지 않고 그 교수 개인을 특정한 것으로 여겨질 만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예외적으로 모욕이 성립할 수 있다.
구성원이 몇 명 이하면 개인에 대한 모욕으로 인정되나요?
판례는 구체적인 인원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고, 집단의 크기·성격·그 안에서 피해자의 지위를 종합적으로 본다고만 밝혔다. 참고로 2011도15631 판결의 사안은 연합회 등록 295명, 고소인 154명 규모의 집단이었을 뿐, 이 숫자가 어떤 기준선은 아니다.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그냥 욕만 했어도 처벌 대상인가요?
그렇다. 모욕죄(형법 제311조)는 사실 적시가 필요 없고 공연히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기만 해도 성립할 수 있는 범죄다. 다만 집단을 향한 발언이라면 앞서 본 대로 피해자 특정 여부를 먼저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