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교수들을 싸잡아 욕했다면, 교수 한 명도 모욕죄 피해자가 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지만, 교수라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모욕죄 피해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집단을 향한 말이 구성원 각자에게까지 모욕으로 성립하는지는 그 말이 개별 구성원에게 이르러서도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피해자가 특정되는지를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대법원은 집단을 표시해 모욕한 경우, 집단에 속한 개인을 향한 말이라고 보기 어렵고 비난의 정도가 구성원 개인에게 이르러 희석된다면 개개인에 대한 모욕죄는 성립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습니다. 반대로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지 않아 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하다면 예외적으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특정되는지도 별도로 봅니다. 구성원 수가 적거나 당시 정황상 집단 안의 개별 구성원을 가리킨 것으로 여겨질 수 있어야 합니다. 판단 기준으로는 집단의 크기와 성격, 그 안에서 피해자가 차지하는 지위 등이 제시됐습니다.
따라서 “우리 학과 교수들”이라는 표현만으로는 교수 한 명 한 명이 모욕죄 피해자로 특정되는지, 비난이 각 개인에게까지 미치고 희석되지 않았는지를 바로 알기 어렵습니다. 발언의 내용과 상황, 학과 집단의 규모와 성격, 특정 교수가 지목된 것으로 볼 만한 정황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대법원 판결에는 “구성원이 몇 명 이하면 성립한다”는 숫자 기준이 없습니다.
대법원 2011도15631 판결은 ‘여성 아나운서’ 집단을 대상으로 한 발언을 다뤘습니다. 대법원은 발언이 경멸적 표현이라는 원심 판단은 수긍하면서도, 집단의 규모와 성격, 발언의 경위와 맥락 등을 고려하면 개별 구성원에게 이르러 비난이 희석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그 주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 것입니다. 이 판결이 학과 교수 집단을 직접 판단한 것은 아니므로, 그 사안의 결론을 학과 교수들에게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모욕죄와 명예훼손죄의 요건은 다릅니다. 모욕죄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아도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를 다루지만,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를 다룹니다. 집단에 대한 말이라는 이유만으로 두 죄의 결론이 같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교수 한 명이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지는 집단을 겨냥한 비난이 그 개인에게도 희석되지 않은 채 미쳤는지, 그리고 그 개인이 피해자로 특정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참고한 법령 및 판례
- 형법 제307조
- 형법 제311조
-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도15631 판결
관련 판례
모욕죄는 특정한 사람 또는 인격을 보유하는 단체에 대하여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피해자는 특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른바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은, 모욕의 내용이 집단에 속한 특정인에 대한 것이라고는 해석되기 힘들고, 집단표시에 의한 비난이 개별구성원에 이르러서는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어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봄이 원칙이고,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지 않아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