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세금이 내 전세보증금보다 먼저 배당되나요 — 국세기본법 제35조로 보는 우선순위

입력 2026.09.24. 오전 10:08

결론부터: “항상 세금이 먼저”가 아니다

집주인이 세금을 밀렸다고 해서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이 무조건 뒤로 밀리는 것은 아니다. 국세기본법 제35조제1항은 원칙적으로 국세와 강제징수비가 다른 채권보다 우선한다고 정하면서도, 단서와 각 호에서 그 예외를 두고 있다. 그중 임차인에게 중요한 것이 제3호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제2항에 따라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권은, 그 확정일자보다 법정기일이 늦은 국세에 대해서는 보증금반환채권이 국세보다 먼저 배당받는다. 반대로 확정일자보다 법정기일이 빠른 국세라면 그 국세가 앞선다.

즉 “누가 먼저인가”는 세금이 있는지 없는지가 아니라, 확정일자(또는 전입신고 등 대항요건을 갖춘 시점)와 국세의 법정기일 중 어느 쪽이 더 이른가로 갈린다. 다만 여기에도 다시 예외가 있어서, 뒤에서 보듯 상속세·증여세·종합부동산세는 별도 취급을 받는다.

국세기본법 제35조의 구조부터 정리한다

제35조제1항 본문은 “국세 및 강제징수비는 다른 공과금이나 그 밖의 채권에 우선하여 징수한다”고 정한다. 그런데 단서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과금이나 그 밖의 채권에 대해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면서 여러 예외를 열거한다. 임차인의 보증금과 직접 관련된 것은 제3호다.

제2항에 따른 법정기일 전에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권리가 설정된 재산이 국세의 강제징수 또는 경매 절차 등을 통하여 매각(제3호의2에 해당하는 재산의 매각은 제외한다)되어 그 매각금액에서 국세를 징수하는 경우 그 권리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또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이 경우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권리가 설정된 사실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증명한다.

가.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 나.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제2항 또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5조제2항에 따라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권 다. (가등기 담보권, 생략)

여기서 핵심 조건은 두 가지다.

  1. 임차권이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것이어야 한다(나목). 확정일자만으로는 부족하고, 대항요건(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도 함께 갖춰야 이 조항이 말하는 우선순위 비교의 대상이 된다.
  2. 그 권리가 설정된 시점이 국세의 법정기일보다 앞서야 한다. 즉 확정일자가 국세의 법정기일보다 빠르면 보증금반환채권이 국세보다 우선 배당받고, 반대로 국세의 법정기일이 더 빠르면 국세가 우선한다.

그리고 이 “권리가 설정된 사실”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점도 조문에 명시돼 있다.

“법정기일”이 무엇인지가 승부를 가른다

임차인 입장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개념이 법정기일이다. 제35조제2항은 국세의 종류별로 법정기일을 다르게 정한다. 대표적으로,

  • 신고납세방식 국세(중간예납 법인세, 예정신고납부 부가가치세·소득세 등 포함)로서 신고한 세액은 그 신고일이 법정기일이다.
  • 정부가 결정·경정 또는 수시부과 결정을 해서 고지한 세액은 그 납부고지서의 발송일이 법정기일이다.
  • 인지세, 원천징수의무자·납세조합으로부터 징수하는 소득세·법인세·농어촌특별세는 그 납세의무의 확정일이다.
  • 제2차 납세의무자(보증인 포함)의 재산에서 징수하는 국세나 양도담보재산에서 징수하는 국세는 국세징수법 제7조에 따른 납부고지서의 발송일이다.
  • 재산을 압류한 경우 그 압류와 관련해 확정된 국세는 압류등기일 또는 등록일이다.

이처럼 법정기일은 세금이 “언제 밀렸는지”가 아니라 “언제 신고·고지·확정됐는지”를 기준으로 정해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임차인이 계약 전에 임대인의 체납 사실을 확인했더라도, 그 세금의 법정기일이 자신의 확정일자보다 앞서는지 뒤서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

그런데 상속세·증여세·종합부동산세는 다시 예외다

제35조제3항은 제1항제3호에도 불구하고, 해당 재산에 부과된 상속세, 증여세 및 종합부동산세는 임차권(또는 전세권·저당권 등)에 의해 담보된 채권이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보다 우선한다고 정한다. 즉 임차인의 확정일자가 아무리 빨라도, 그 주택 자체에 매겨진 상속세·증여세·종합부동산세에는 원칙적으로 밀린다는 뜻이다. 이는 재산 자체에 부과된 세금이라는 성격 때문에 별도로 우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7항이 이 예외를 다시 완화한다. 제7항은 “제3항에도 불구하고”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권으로 담보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또는 주거용 건물에 설정된 전세권으로 담보된 채권 — 이 항에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등”이라 한다)은, 그 확정일자 또는 설정일보다 법정기일이 늦은 해당 재산의 상속세·증여세·종합부동산세의 우선 징수 순서에 대신하여 변제될 수 있다고 정한다. 이때 대신 변제되는 금액은 원래 그 세금이 우선 징수할 수 있었던 금액에 한정되며, 이 규정으로 인해 다른 우선변제권자(저당권자 등)나 제3항에 따라 세금을 우선 징수하는 경우 배분받을 수 있었던 금액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정리하면, 임차인의 확정일자가 그 상속세·증여세·종합부동산세의 법정기일보다 빠른 경우에 한해 그 세금보다 먼저 변제받을 여지가 열리는 구조다. 요건(확정일자·설정일이 법정기일보다 빠를 것)과 효과(우선 징수 순서에 대신하여 변제, 금액은 해당 세액 한도)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

참고: 제35조는 항이 많고 구조가 복잡하다

현재 시행 중인 제35조는 항 7개, 호 18개, 목 3개로 구성된 조문이다. 제1항제3호의2처럼 전세권 등이 설정된 재산이 양도·상속·증여된 후 매각되는 경우를 따로 규정한 호도 있고, 제6항처럼 납세자가 제3자와 짜고 거짓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국세 징수를 곤란하게 한 경우 법원에 그 행위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 그리고 법정기일 전 1년 내 특수관계인과 체결한 계약은 거짓 계약으로 추정한다는 규정도 있다. 이는 실제 배당 사건에서 복잡한 사실관계가 얽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국세기본법에는 제35조 문언을 장차 바꾸는 시행예정본(법률 제17650호, 제16841호, 제16097호, 제9911호)이 존재하지만 이는 2028년 1월 1일에야 시행되는 것으로, 이 글을 쓰는 시점(2026년 9월)에는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즉 현재는 앞서 설명한 항 7개·호 18개 구조의 현행 문언이 적용된다.

계약 전에 집주인의 체납 세금을 확인할 방법은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인에게 정보 제시 의무를 부과한다. 이 조문은 다음 두 가지를 임차인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정한다.

  1. 제3조의6제3항에 따른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및 보증금 등 정보. 다만 임대인이 계약 체결 전에 제3조의6제4항에 따라 동의함으로써 이를 갈음할 수 있다.
  2. 「국세징수법」 제108조에 따른 납세증명서 및 「지방세징수법」 제5조제2항에 따른 납세증명서. 다만 임대인이 계약 체결 전에 「국세징수법」 제109조제1항에 따른 미납국세와 체납액의 열람 및 「지방세징수법」 제6조제1항에 따른 미납지방세의 열람에 각각 동의함으로써 이를 갈음할 수 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두 가지 단서다. 첫째, 서류(납세증명서) 제시가 이 조항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임대인이 계약 전에 미납국세·체납액 열람 및 미납지방세 열람에 각각 동의하는 방식으로도 이 의무를 갈음할 수 있다. 둘째, 갈음 요건은 국세 쪽 열람 동의 하나만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국세징수법에 따른 미납국세·체납액 열람 동의와 지방세징수법에 따른 미납지방세 열람 동의를 각각 받아야 한다.

실무적으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이 이 정보에 접근하는 절차는 제3조의6에 규정돼 있다. 제3조의6제3항은 “주택의 임대차에 이해관계가 있는 자”가 확정일자부여기관에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및 보증금 등 정보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요청받은 기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정한다. 그리고 제4항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려는 자”가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이 정보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정한다. 즉 계약 체결 전 단계의 예비 임차인이 단독으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조문이 아니라, 임대인의 동의가 전제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정보제공을 받으려면 수수료도 내야 한다(제3조의6제5항).

확정일자부에 기재할 사항, 이해관계인의 범위, 요청 가능한 정보의 범위와 수수료 등 세부 사항은 대통령령 또는 대법원규칙에 위임돼 있어, 그 구체적인 값은 법률 조문 자체에는 나오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Q. 집주인의 체납 세금은 계약 전에 무조건 확인할 수 있나요? 법률상 “무조건” 또는 “자동으로” 열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임대인이 납세증명서를 제시하거나, 계약 전에 미납국세·체납액(국세)과 미납지방세(지방세) 열람에 각각 동의하는 방식 중 하나로 정보 제시 의무가 이행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

Q. 확정일자만 받으면 세금보다 무조건 우선인가요? 아니다. 국세기본법 제35조제1항제3호나목은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권”을 요건으로 하므로 확정일자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설정(확정일자) 시점이 해당 국세의 법정기일보다 빨라야 우선한다. 법정기일이 더 빠른 국세라면 그 국세가 먼저 배당된다.

Q. 상속세·증여세·종합부동산세도 같은 방식으로 판단하나요? 아니다. 이들 세목은 제35조제3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보다 우선한다. 다만 제7항에 따라 확정일자·설정일보다 법정기일이 늦은 경우에는 그 우선 징수 순서에 대신하여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등이 변제될 수 있으며, 그 금액은 원래 우선 징수할 수 있었던 세액 범위로 한정된다.

Q. 이 주제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있나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 범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개별 사건의 배당 순위는 확정일자·대항요건 구비 시점, 각 국세의 법정기일, 재산의 종류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일반화된 설명 이상의 단정은 어렵다.

참고 법령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확정일자 부여 및 임대차 정보제공 등)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
  • 국세기본법 제35조(국세의 우선) 제1항·제2항·제3항·제7항
  • 국세징수법 제108조(납세증명서의 제출), 제109조제1항(미납국세 등 열람)
  • 지방세징수법 제5조제2항(납세증명서), 제6조제1항(미납지방세 열람)

관련 법령: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 · 국세기본법 제3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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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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