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발이 닿아 차가 굴러갔다면 음주운전일까: 대법원이 본 '운전'의 뜻
요약 및 결론: 도로교통법 제44조제1항은 술에 취한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에서 자동차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4도1109 판결은 이 '운전'이 고의로 한 운전행위만을 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차를 움직일 의도 없이 다른 목적으로 시동을 걸었는데 실수로 기어 등 발진장치를 건드렸거나, 불안전한 주차상태·도로여건 때문에 차가 움직였다면 운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결론은 차를 움직일 의사가 있었다는 증거가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잠결에 움직였다"는 주장만으로 결과가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기온이 떨어지는 계절에는 술자리 뒤 차 안에서 히터를 켜고 잠드는 일이 생깁니다. 이때 차가 밀려 다른 차와 부딪히면 음주운전이 성립하는지는 '운전을 했느냐'로 갈립니다. 또 2026년 10월 13일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 제22067호)이 공포됐습니다. 이 개정으로 음주운전 방지장치 부착 조건부 운전면허(제80조의2) 개정규정이 공포한 날부터 시행돼, 제44조 위반이 어떻게 판단되는지 정확히 알아둘 이유가 커졌습니다.
잠결에 차가 움직였다면 법은 ‘운전’으로 보나요?
대법원 2004도1109 판결에 따르면, 자동차 안에 있는 사람의 의지나 관여 없이 차가 움직였다면 ‘운전’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운전’의 개념이 “목적적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고의의 운전행위만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잠결에 실수로 장치를 건드려 차가 움직인 상황은 이 법리를 적용해 판단하게 됩니다.
이 판결은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를 두 가지로 제시했습니다. 첫째, 자동차를 움직이게 할 의도 없이 다른 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가 실수로 기어 등 발진에 필요한 장치를 건드려 원동기의 추진력으로 차가 움직인 경우입니다. 둘째, 불안전한 주차상태나 도로여건 때문에 차가 움직인 경우입니다.
그렇다고 2004도1109 판결이 “차 안에서 자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이 무죄를 유지한 직접 근거는 “피고인이 자의에 의하여 판시 자동차를 운전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원심 판단이었습니다. 따라서 비슷한 상황이라도 차를 움직일 의사가 있었는지는 사건마다 증거로 판단합니다.
대법원 2004도1109 사건은 어떤 상황이었나요?
2004도1109 사건은 차가 멈춘 채 잠만 잔 사안이 아니었습니다. 차가 실제로 움직여 다른 차와 부딪힌 사안이었습니다. 판결문에 적힌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술에 취한 피고인이 자동차 안에서 자다가 추위를 느껴 히터를 켜려고 시동을 걸었습니다.
- 실수로 자동차의 제동장치 등을 건드렸거나, 처음 주차할 때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 그 결과 원동기의 추진력으로 자동차가 약간 경사진 길을 따라 앞으로 움직였습니다.
- 움직인 자동차가 피해자 차량의 옆면을 충격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실관계를 두고 “피고인이 자동차를 운전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공소사실에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해 이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설시가 미흡하기는 하지만”이라고 덧붙이면서도 결론은 옳다고 보았습니다. 관여 대법관의 의견은 일치했습니다.
2004도1109 판결은 음주운전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입니다. 차량 충격으로 생길 수 있는 다른 법적 문제는 이 판결이 다루지 않았습니다.
지금 법에서 ‘운전’은 어떻게 정의되어 있나요?
현행 도로교통법은 ‘운전’을 제2조제26호에서 정의합니다. 2004도1109 판결이 인용한 조문은 판결 당시의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였습니다. 문언도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지금보다 짧았습니다.
현행 제2조제26호의 문언은 다음과 같습니다(시행 2026. 10. 13.).
“운전”이란 도로(제27조제6항제3호ㆍ제44조ㆍ제45조ㆍ제54조제1항ㆍ제148조ㆍ제148조의2 및 제156조제10호의 경우에는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한다)에서 차마 또는 노면전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 또는 자율주행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한다)을 말한다.
현행 정의에서 확인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 도로 외의 곳도 포함됩니다. 제2조제26호 괄호는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에 대해 ‘운전’의 장소에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도로가 아닌 곳이라는 이유만으로 음주운전이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라는 핵심 문언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04도1109 판결은 이 문언에 목적적 요소가 들어 있다고 보아 고의의 운전행위만 운전으로 해석했습니다.
행위별로 정리하면 어떻게 되나요?
아래 표는 도로교통법 제2조·제44조와 대법원 2004도1109 판결이 각 행위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정리한 것입니다. 음주운전의 법정형(징역·벌금 수치)은 이 글의 근거 자료에 없어 표에 넣지 않았습니다.
| 어떤 행위 | 적용 조문·판례 | 법적 평가 |
|---|---|---|
|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인 상태에서 차를 움직일 의사로 자동차등을 운전 | 도로교통법 제44조제1항·제4항, 제2조제26호 | 금지 규정(“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반 |
| 다른 목적(예: 히터 가동)으로 시동을 걸었는데, 실수로 기어 등 발진장치를 건드려 원동기 추진력으로 차가 움직임 | 제2조제26호, 대법원 2004도1109 | 운전에 해당하지 않음 |
| 불안전한 주차상태나 도로여건 때문에 차가 움직임 | 제2조제26호, 대법원 2004도1109 | 운전에 해당하지 않음 |
| 자동차 안에 있는 사람의 의지나 관여 없이 차가 움직임 | 제2조제26호, 대법원 2004도1109 | 운전에 해당하지 않음 |
| 차가 전혀 움직이지 않은 채 시동을 켜 두고 차 안에 머묾 | 대법원 2004도1109는 직접 판단하지 않음 | 이 판결만으로는 결론을 낼 수 없음 |
| 도로가 아닌 곳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 | 제2조제26호 괄호, 제44조제1항 | 제44조의 ‘운전’에 포함됨 |
| 술에 취한 상태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운전한 뒤,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로 술을 마시거나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을 사용 | 제44조제5항 | 음주측정방해행위로 금지됨 |
| 경찰공무원의 호흡조사 측정 요구 | 제44조제2항 | 운전자는 측정에 응할 의무가 있음 |
시동을 켜 두고 잠만 잔 경우도 같은 결론인가요?
대법원 2004도1109 판결은 차가 전혀 움직이지 않은 경우를 직접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의 사안은 차가 경사진 길을 따라 움직여 다른 차를 충격한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이 판결을 근거로 차가 멈춰 있던 사안의 결론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2004도1109 판결의 법리는 시동을 걸었다는 사실 하나로 운전 여부가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대법원은 ‘운전’을 차를 움직이려는 의지가 있는 고의의 운전행위로 보았습니다. 이 기준은 시동 여부보다 차를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려 했는지에 무게를 둡니다.
반대로 2004도1109 판결을 시동을 건 상태라면 늘 운전이 아니라는 뜻으로 읽어서도 안 됩니다. 판결의 결론은 “자의에 의하여 운전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증거 판단에 기대고 있습니다. 차를 움직이려 한 정황이 증거로 드러난 사안이라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의 기준과 측정 절차는 어떻게 정해져 있나요?
도로교통법 제44조는 6개 항으로 되어 있고, 호와 목은 없습니다. 각 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1항(금지):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자동차등’에는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도 포함됩니다. 이 뜻은 제44조, 제44조의2, 제45조, 제47조, 제50조의3, 제93조제1항제1호부터 제4호까지, 제148조의2에 같이 적용됩니다.
- 제2항(측정): 경찰공무원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다”(재량)고 되어 있습니다. 운전자는 이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의무)고 되어 있습니다.
- 제3항(재측정):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해서는 그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 제4항(기준):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입니다.
- 제5항(음주측정방해행위 금지): 2024년 12월 3일 신설됐습니다. 대상이 되는 구체적 물품은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합니다.
- 제6항(위임): 2023년 1월 3일 신설됐습니다. 측정의 방법·절차 등은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합니다.
제5항의 대상 물품과 제6항의 측정 방법·절차는 행정안전부령에 맡겨진 사항이라 이 글의 근거 자료에 없습니다.
실제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요?
이 글의 근거 자료에는 음주운전의 법정형, 양형기준 수치, 실제 선고 통계가 없습니다(공표 자료 없음). 그래서 형량을 숫자로 적지 않았습니다.
이 글의 근거 자료로 확인되는 처벌 관련 결론은 2004도1109 사건 하나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운전’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에 무죄가 선고됐고,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운전에 해당하지 않으면 형량을 따지기 전에 음주운전 공소사실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최근 개정 중 시행 여부를 구분해야 할 조문은 무엇인가요?
2026년 10월 17일 기준으로 도로교통법 개정 조문은 이미 시행된 것과 시행 전인 것이 섞여 있습니다.
- 법률 제22067호(2026. 10. 13. 공포): 부칙 제1조에 따라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합니다. 다만 제80조의2(음주운전 방지장치 부착 조건부 운전면허) 개정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합니다.
- 적용례(같은 법 부칙 제2조): 제80조의2 개정규정은 종전의 제44조제1항, 제2항 또는 제5항을 위반한 날부터 5년 이내에 다시 위반한 사람에게도 적용합니다. 대상은 2024년 10월 25일 이후의 제44조제1항·제2항 위반행위와 2025년 6월 4일 이후의 제44조제5항 위반행위입니다.
- 경과조치(같은 법 부칙 제3조): 부칙 제2조에도 불구하고 이 법 시행 전에 운전면허를 발급받은 사람에게는 종전 규정을 적용합니다.
- 아직 시행되지 않은 조문: 제89조의2(경찰공무원 등의 요청에 의한 수시 적성검사) 개정규정은 2027년 10월 14일부터 시행됩니다. 법률 제21728호(2026. 6. 2. 공포)로 문언이 바뀌는 제44조의2와 제148조의2는 2027년 6월 3일부터 시행됩니다.
제2조와 제44조의 현행 문언(시행 2026. 10. 13.)은 법률 제21728호로 만들어졌습니다. 같은 법률의 시행예정본(2026. 12. 3. 시행)에서도 두 조문의 문언은 같습니다.
관련 법령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도로"란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곳을 말한다.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①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제44조의2, 제45조, 제47조, 제50조의3, 제93조제1항제1호부터 제4호까지 및 제148조의2에서 같다),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관련 판례
[1]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는 '운전'이라 함은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운전의 개념은 그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목적적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고의의 운전행위만을 의미하고 자동차 안에 있는 사람의 의지나 관여 없이 자동차가 움직인 경우에는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어떤 사람이 자동차를 움직이게 할 의도 없이 다른 목적을 위하여 자동차의 원동기(모터)의 시동을 걸었는데, 실수로 기어 등 자동차의 발진에 필요한 장치를 건드려 원동기의 추진력에 의하
자주 묻는 질문
술 마시고 차에서 시동 켜고 잠만 자도 음주운전인가요?
대법원 2004도1109 판결은 차가 전혀 움직이지 않은 경우를 직접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은 '운전'을 고의의 운전행위로 보고, 차를 움직일 의도 없이 다른 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가 실수 등으로 차가 움직였다면 운전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시동을 켰다는 사실 하나로 결론이 나지 않으며, 차를 움직이려 한 의사가 있었는지가 증거로 판단됩니다.
도로가 아닌 주차 공간에서도 음주운전이 성립하나요?
음주운전은 도로가 아닌 곳에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제26호는 '운전'을 정의하면서,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에 대해서는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한다고 괄호로 정해 두었습니다. 따라서 도로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제44조 위반이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음주 측정 결과가 억울하면 다시 측정할 수 있나요?
도로교통법 제44조제3항에 따르면, 호흡조사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해서는 그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44조제2항에 따라 운전자는 처음의 호흡조사 측정에는 응해야 합니다. 운전이 금지되는 기준은 제44조제4항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