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을 피해 국내에서 숨어 지내도 공소시효는 계속 흐르나요
요약 및 결론: 경찰 출석을 피해 국내에서 숨어 지내는 것만으로는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가 멈추지 않는다. 공소시효를 정지시키는 사유는 검사의 공소제기, 그리고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뿐이다(형사소송법 제253조제1항·제3항). 국내에서 출석을 거부하거나 잠적하는 행위는 이 조문에 정지 사유로 적혀 있지 않으므로, 시효는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그대로 흐른다.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연락을 끊은 채 지내다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궁금증은 국외 도피 사건에서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는 보도를 접한 뒤, 국내에서 숨는 것도 같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혼동에서 나온다. 법 조문을 그대로 보면 국내 잠적과 국외 도피는 효과가 전혀 다르게 설계돼 있다.
본문
공소시효는 언제부터 흐르기 시작하나
공소시효는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진행한다(형사소송법 제252조제1항). 공범이 있는 경우에는 가장 마지막 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모든 공범에 대한 시효기간을 계산한다(제252조제2항). 즉 피의자 개인이 출석을 피하는 행동을 시작한 시점이 아니라, 범죄행위 자체가 끝난 시점이 기산점이다.
시효를 멈추는 사유는 정확히 무엇인가
형사소송법이 정한 정지 사유는 두 가지뿐이다. 첫째, 공소의 제기다.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면 그때부터 시효 진행이 정지되고, 공소기각 또는 관할위반의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다시 진행한다(제253조제1항). 공범 중 한 명에 대한 이 정지는 다른 공범자에게도 효력이 미치며, 해당 사건의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다시 진행한다(제253조제2항).
둘째,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다. 이 경우 국외에 머문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다(제253조제3항). 핵심은 단순히 “국외에 있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었다는 점이다. 목적 요건이 빠지면 이 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경찰 출석을 피해 국내에서 거주지를 옮기거나 연락을 끊는 행위는 이 두 가지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조문은 국내에서의 도피·잠적을 정지 사유로 규정하지 않았으므로, 그 기간에도 시효는 똑같이 흐른다.
2024년에 추가된 제4항은 다른 이야기다
2024년 2월 13일 신설된 제253조제4항은 제3항과 주체와 효과가 서로 다르다. 제3항은 ‘범인’을 대상으로 하고 효과는 공소시효 자체의 정지다. 반면 제4항은 ‘피고인’을 대상으로 하며, 정지되는 것은 제249조제2항에 따른 기간, 즉 공소를 제기한 때부터 25년이 흐르면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는 그 25년 기간의 진행이다(제253조제4항). 피고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동안에는 이 25년 기간의 진행이 멈춘다는 의미다. 두 항을 같은 내용으로 섞어 쓰면 안 된다.
공소를 제기하면 시효가 영원히 멈추는 건가
아니다. 공소가 제기된 범죄라도 판결 확정 없이 공소를 제기한 때부터 25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간주된다(형사소송법 제249조제2항). 공소제기로 정지된 시효가 재판 확정 때까지 무한히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기소 후 25년이라는 별도의 상한이 있다는 뜻이다.
범죄별 시효기간은 얼마인가
| 해당 범죄의 법정형 | 적용 조문 | 시효기간 |
|---|---|---|
|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 | 제249조제1항제1호 | 25년 |
|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범죄 | 제249조제1항제2호 | 15년 |
|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 | 제249조제1항제3호 | 10년 |
|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 | 제249조제1항제4호 | 7년 |
| 장기 5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 장기 10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 | 제249조제1항제5호 | 5년 |
| 장기 5년 이상의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범죄 | 제249조제1항제6호 | 3년 |
| 장기 5년 미만의 자격정지, 구류, 과료 또는 몰수에 해당하는 범죄 | 제249조제1항제7호 | 1년 |
이 시효기간 자체는 숨어 지내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범죄행위 종료 시점부터 그대로 적용된다.
공소시효 자체를 멈추는 행위와 멈추지 않는 행위
| 어떤 상황 | 공소시효에 미치는 효과 | 근거 조문 |
|---|---|---|
| 검사가 공소를 제기함 | 시효 진행 정지, 공소기각·관할위반 재판 확정 시부터 다시 진행 | 제253조제1항 |
|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음 |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 정지 | 제253조제3항 |
| 피고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음 | 그 기간 동안 제249조제2항의 25년 기간 진행 정지 | 제253조제4항 |
| 경찰 출석을 피해 국내에서 거주지를 바꾸거나 잠적함 | 정지 사유 아님, 시효 계속 진행 | 해당 규정 없음 |
| 단순히 국외에 머무름(형사처분 회피 목적 없이) | 정지 사유 아님, 목적 요건 미충족 시 시효 계속 진행 | 제253조제3항(목적 요건 불충족) |
실제로 어떻게 판단되나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있었는지는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되는 요건이다. 이 글은 조문이 정한 정지 사유의 범위를 설명하는 데 한정하며, 구체적 사건에서 목적 요건이 어떻게 인정되거나 배척되는지에 관한 공표된 통계나 수치는 확인되지 않는다. 공표 자료 없음.
2026년 개정에서 공소시효 조문은 바뀌었나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법률 제21857호 개정에서 제249조·제252조·제253조는 개정 대상 조문이 아니었다. 이 세 조문의 문언은 2027년 12월 31일 시행 예정인 법률 제21241호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된다. 참고로 같은 부칙 제12조제1항은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에 대해 검사가 시행일부터 90일까지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한 경과조치 규정일 뿐, 시효 정지를 새로 규정한 조항이 아니다.
관련 법령
제249조(공소시효의 기간) ①공소시효는 다음 기간의 경과로 완성한다.
제252조(시효의 기산점) ①시효는 범죄행위의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
제253조(시효의 정지와 효력) ①시효는 공소의 제기로 진행이 정지되고 공소기각 또는 관할위반의 재판이 확정된 때로부터 진행한다.
자주 묻는 질문
경찰 출석을 안 하고 숨어 지내면 시효가 멈추나요?
멈추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253조가 정한 정지 사유는 공소제기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의 국외 체류'뿐이며, 국내에서 출석을 피하는 행위는 이 조문에 규정돼 있지 않다. 따라서 그 기간에도 시효는 범죄행위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계속 흐른다.
해외로 나가면 시효가 자동으로 멈추나요?
단순히 해외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멈추지 않는다. 제253조제3항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에 그 기간 동안 시효가 정지된다고 정하므로, 목적 요건이 인정되지 않으면 국외 체류 중에도 시효는 계속 진행된다.
공소가 제기되면 시효가 영원히 멈추나요?
그렇지 않다. 공소제기로 시효 진행은 정지되지만, 판결 확정 없이 공소제기 시점부터 25년이 지나면 제249조제2항에 따라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간주된다. 즉 기소 후에도 25년이라는 별도의 상한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