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망하게 하겠다"는 말, 협박죄가 될까?
협박죄는 형법 제283조에 규정된 범죄입니다. 이 조항이 보호하는 법익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이고, 그 객체는 **자연인(자연인 = 일반인, 즉 살아있는 사람)**으로 제한됩니다. 따라서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고 사장을 겁주는 행위를 협박죄로 평가하려면, 사장이 누구인지, 그 말이 사장에게 얼마나 심각한 공포심을 주는지 같은 여러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협박죄의 기본 구조: 해악을 받는 사람 vs 해악의 대상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첫째, 협박을 받는 사람(협박죄의 객체)은 반드시 자연인이어야 합니다. 회사 같은 법인은 협박죄의 객체가 될 수 없습니다. 협박죄는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하는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협박으로 고지되는 해악의 대상(침해 대상)은 그보다 훨씬 넓습니다. 해악의 대상은 피해자 본인일 수도 있고, 피해자의 가족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피해자와 관계 있는 법인(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는 말이 협박죄가 될 가능성을 열어주는 이유입니다.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는 말이 협박죄가 되는 조건
판례(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1017 판결)는 다음과 같이 설시했습니다. 피해자 본인에게 제3자(여기서는 회사)의 법익을 침해하겠다는 해악을 고지했을 때, 그것이 협박죄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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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사장)와 회사가 밀접한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사장이 회사의 경영진이거나 임원인 경우 이 조건은 보통 충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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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된 해악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정도여야 합니다. 이를 판단할 때는 여러 사정을 함께 봅니다:
- 해악을 고지한 말과 표현 방법의 구체적 내용
- 피해자와 회사의 구체적 관계
- 회사 내에서 피해자의 지위와 역할
- 해악 고지에 이르게 된 경위
- 당시 회사의 활동 및 경제적 상황
한 가지 사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이 모든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판례 사례: 내부 비리 고발 위협
판례가 실제로 인정한 협박죄 사건의 구체적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채권추심회사의 지사장이 자신의 횡령 행위로 회사로부터 책임 추궁을 받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회사 본사에 “회사의 내부 비리 등을 금융감독원 등 관계 기관에 고발하겠다”는 취지의 서면을 보내고, 회사의 임원(상무이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같은 내용의 말을 한 사건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임원(협박을 받은 자)에 대한 협박죄를 인정했습니다. 판단의 핵심은:
- 피고인(지사장)이 회사에 대해 고발하겠다는 해악을 고지했고
- 그것이 임원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였으며
- 임원의 횡령 비리를 문제삼지 말라는 요구와 함께 이루어진 점을 고려했을 때
- 관습이나 윤리관념상 용인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는 점
이 판례 사건은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는 직접적인 표현과는 다르지만, 같은 원리를 보여줍니다. 회사에 대한 심각한 해악 고지가 협박죄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해악 고지가 있더라도, 그것이 사회의 관습이나 윤리관념에 비추어 용인할 수 있는 정도라면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정당한 이의를 제기하거나 법적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표현은 보호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를 협박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법정형
협박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다음과 같은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기본형(제1항):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 피해자가 자신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부모, 祖父母)인 경우 (제2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
협박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으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검사가 기소할 수 없습니다.
결론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는 말이 사장에 대한 협박죄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의 정확한 내용, 사장의 회사 내 지위, 회사의 경제 상황, 그 말이 나오게 된 경위와 맥락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판사는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해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협박이었는지 판단합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283조(협박, 존속협박)
-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1017 판결
관련 판례
[1] 협박죄에서 협박이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 고지되는 해악의 내용, 즉 침해하겠다는 법익의 종류나 법익의 향유 주체 등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따라서 피해자 본인이나 그 친족뿐만 아니라 그 밖의 ‘제3자’에 대한 법익 침해를 내용으로 하는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 본인과 제3자가 밀접한 관계에 있어 그 해악의 내용이 피해자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정도의 것이라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 이 때 ‘제3자’에는 자연인뿐만 아니라 법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