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징계 전 의견진술 기회의 법적 성질
선택 기회인가 의무인가?
학교가 학생을 퇴학시키기 전에 학생에게 의견을 말할 기회를 반드시 주어야 하는가? 이 질문의 답은 법률에 명확히 쓰여 있다. 단순한 ‘권장사항’이 아니라 학교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적 의무다.
법률이 정한 의견진술 기회
초·중등교육법 제18조제2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학교의 장은 학생을 징계하려면 그 학생이나 보호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핵심은 “거쳐야 한다”는 의무 표현이다. 이는 학교에게 재량을 준 것이 아니라, 징계 절차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법적 의무라는 뜻이다. 퇴학이라는 중대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 의견진술 기회를 주지 않으면 절차적 정당성을 결한다.
주목할 점은 “학생이나 보호자”라는 표현이다. 학생과 보호자 양쪽 모두를 반드시 들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둘 중 어느 쪽이든 의견을 말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퇴학처분의 절차적 단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는 퇴학처분이 어떤 상황에서 행해질 수 있는지 더 구체적으로 규정한다.
먼저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학생을 제외한 학생에 한하여만 가능하다. 시행령 제31조제5항은 퇴학처분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의 요건을 세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 제한한다:
- 품행이 불량하여 개전의 가망이 없다고 인정된 자
- 정당한 이유 없이 결석이 잦은 자
- 기타 학칙을 위반한 자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학교는 법정 절차에 따라 퇴학처분을 행한다. 시행령 제31조제2항은 “사유의 경중에 따라 징계의 종류를 단계별로 적용하여 학생에게 개전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정했다. 또한 제6항에서는 퇴학처분을 하기 전에 “일정 기간 동안 가정학습을 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퇴학이 최종 수단임을 법으로 명시했다.
절차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
학교가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고 의견진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퇴학처분을 했다면, 그 처분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 이 경우 학생이나 보호자는 행정 구제 수단을 통해 이를 다툴 수 있다. 법률이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정한 것은 이러한 절차적 보호를 위반한 처분이 법적 정당성을 잃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론
퇴학시키기 전에 학생(또는 보호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는 것은 학교의 선택사항이 아니다. 그것은 초·중등교육법이 명시한 법적 의무이며, 이를 무시한 퇴학처분은 적정한 절차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그 법적 정당성이 문제될 수 있다.
참고 법령
- 초·중등교육법 제18조
-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