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이 있다'는 질문형 표현, 명예훼손을 피해가는 방법일까

입력 2026.10.09. 오전 10:08

“OO 의혹이 있다고 합니다”, “~한 게 아니냐는 말이 있던데요?”처럼 단정하지 않고 묻는 투로 쓰면 명예훼손을 피할 수 있다는 말이 온라인에서 자주 돌아다닌다. 결론부터 말하면, 문장을 의혹·추측·질문형으로 바꾼다고 명예훼손이 자동으로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형법 제307조의 문언과 구조를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형법 제307조는 뭐라고 정하고 있나

현행 형법(법률 제22007호, 2026. 9. 29. 일부개정, 2026. 10. 2. 시행) 제307조는 두 개 항으로 되어 있고, 호나 목은 없다.

제307조(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조문을 읽을 때 눈여겨볼 점이 몇 가지 있다.

1. 두 항은 다른 요건과 다른 형벌을 두고 있다. 제1항은 “사실”을 적시한 경우, 제2항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를 규정한다. 요건이 다르므로 법정형도 다르다. 제1항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제2항은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금고는 제1항에, 자격정지는 제2항에 있고 서로 바뀌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1항의 문언에는 ‘허위’가 요건으로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즉 조문의 글자만 보면 “적시한 사실이 허위가 아니면 명예훼손이 아니다”라는 명제는 성립하지 않는다. 사실이든 아니든 공연히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면 제1항이 적용될 수 있고, 그 사실이 허위라면 더 무거운 제2항이 문제될 수 있는 구조다.

2. 제2항에는 ‘알면서’나 ‘목적’ 같은 요건이 조문에 없다.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라는 문언 자체에는 적시자가 허위임을 알았어야 한다는 말이나 특정한 목적을 요구하는 말이 들어 있지 않다. 조문에 없는 요건을 임의로 보태 읽어서는 안 된다.

3. 조문은 ‘사실’이나 ‘적시’의 뜻을 따로 정의하지 않는다. 제307조에는 괄호 안에 용어를 정의하는 규정이 없다. ‘공연히’, ‘사실’, ‘적시’, ‘명예’가 각각 무슨 뜻인지를 조문 자체가 풀어 설명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의혹’, ‘추측’, ‘전언’ 같은 표현 형식을 사실 적시로 볼지 말지도 조문 문언에는 나와 있지 않다.

그래서 ‘물음표를 붙이면’ 어떻게 되는가

위 구조를 그대로 적용해 보면, 질문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형법 제307조제1항의 문언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뿐이다. 표현이 평서문인지 의문문인지, ‘의혹이 있다’는 식인지 ‘사실이다’는 식인지에 대해 조문 자체는 아무런 구분을 두지 않는다.
  • 따라서 “의혹이 있다고 썼으니 사실 적시가 아니다”거나 “질문형으로 썼으니 괜찮다”는 명제는 조문 문언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 조문은 그런 공식을 두고 있지 않다.
  • 반대로 “의혹 제기는 항상 사실 적시에 해당한다”는 명제 역시 조문에서 끌어낼 수 없다. 이 역시 단정이다.

말하자면 형식(의문문·의혹 표현·전언 형식 등)이 사실 적시 여부를 자동으로 결정해 주는 스위치는 조문에 없다. 표현의 외형이 아니라 그 표현이 전달하는 내용, 즉 구체적 사실관계를 적시했는지 여부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점은 조문 구조상 짐작할 수 있지만, ‘의혹 제기’라는 형식이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확인된 판례는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사건을 특정해 단정하는 것은 이 글의 범위를 넘어선다.

자주 보이는 오해들 정리

  • “허위가 아니면 명예훼손이 아니다” → 제1항 문언에는 허위가 요건으로 없다.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도 공연히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면 제1항이 문제될 수 있는 구조다.
  • “의혹이라고만 쓰면 무조건 괜찮다” → 조문에 그런 문구나 공식은 없다.
  • “질문형으로 쓰면 자동으로 사실 적시가 아니게 된다” → 조문은 표현 형식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 “제1항과 제2항 법정형은 비슷하다” → 다르다. 제1항은 징역·금고·벌금이고, 제2항은 더 무거운 징역·자격정지·벌금이다.

참고로 알아둘 점 — 적용 시점

이 조문은 법률 제5057호(1995. 12. 29. 공포) 개정으로 만들어진 문언이며, 두 항 모두 “<개정 1995.12.29>“로 표기되어 있다. 2026. 9. 29.에 공포된 법률 제22007호는 다른 조문을 개정한 것으로, 그 부칙은 “이 법은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한다”고만 정하고 있고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없다. 즉 제307조 자체의 내용은 2026년 개정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1995년 개정 당시의 문언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2026. 10. 2.부터 시행 중인 현행 형법에서도 이 조문은 그대로 현행이다.

요약

  • 형법 제307조는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제1항)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제2항)를 나누어 규정하고, 법정형도 다르다.
  • 제1항에는 ‘허위’가 요건으로 없고, 제2항에는 ‘알면서’나 ‘목적’ 같은 요건이 없다. 조문에 없는 요건을 보태 읽지 않아야 한다.
  • 표현을 의문문·의혹 제기·전언 형식으로 바꾸는 것 자체가 사실 적시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조문은 정하고 있지 않다. “의혹이라고 쓰면 괜찮다”, “사실이면 괜찮다” 식의 공식은 조문에 없는 통념이다.

참고 법령

  •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제1항, 제2항
  • 형법(법률 제22007호, 2026. 9. 29. 일부개정) 부칙 <제22007호, 2026. 9. 29.>

관련 법령: 형법 제30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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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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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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