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판결, 본인이 공시를 원하지 않으면 공개 안 되나요?

입력 2026.10.18. 오전 10:08

형사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굳이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억울하게 기소되었던 사람이 “내가 무죄라는 걸 널리 알리고 싶다”고 바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법 제58조는 이 두 상황을 모두 다루는 조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무죄판결은 원칙적으로 공시하는 쪽이 기본값이고, 본인이 동의하지 않을 때 예외적으로 공시를 하지 않는 구조입니다. 무조건 비공개가 기본인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58조, 세 개 항을 나눠 보기

형법 제58조(판결의 공시)는 아래와 같이 세 개의 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① 피해자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피해자의 청구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피고인의 부담으로 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할 수 있다. ② 피고사건에 대하여 무죄의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여야 한다. 다만, 무죄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에 동의하지 아니하거나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피고사건에 대하여 면소의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면소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할 수 있다.

세 항은 각각 다른 상황, 다른 어미(재량·의무·재량)를 쓰고 있어서 섞어 읽으면 틀리기 쉽습니다.

제1항 — 피해자가 청구하면 “할 수 있다”

제1항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항입니다. “피해자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와 “피해자의 청구가 있는 경우”라는 두 요건이 모두 갖춰져야 하고, 그 효과도 “선고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입니다. 즉 피해자가 청구했다고 해서 법원이 반드시 공시를 선고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의 청구가 없는데 법원이 직권으로 공시를 선고할 수도 없습니다. 비용은 “피고인의 부담”으로 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참고로 제1항 문언에는 ‘유죄’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요건은 피해자의 이익과 피해자의 청구 두 가지뿐입니다.

제2항 — 무죄판결은 “하여야 한다” (단, 피고인 부동의·동의 불가 시 예외)

질문의 핵심은 제2항입니다. 피고사건에 대해 무죄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법원은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여야 한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어미가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여야 한다’인 의무 규정이라는 점이 제1항과 다릅니다. 제2항에는 제1항과 같은 ‘피해자의 청구’라는 요건이 없습니다. 무죄판결 공시는 피해자가 청구해야 움직이는 구조가 아니라, 무죄판결을 선고하는 것 자체가 원칙적인 공시 선고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다만 단서가 두 가지 예외를 둡니다.

  1. 무죄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경우
  2.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

즉, 무죄를 받은 본인이 “공시를 원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히면 공시 선고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본인에게 동의 자체를 물을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도 공시 선고를 하지 않는 예외에 들어갑니다. 두 가지 예외 중 하나만 떠올리고 나머지를 빼먹으면 조문을 절반만 읽은 것이 됩니다.

정리하면, 질문의 답은 **“그렇다”**에 가깝습니다. 무죄 판결을 받은 본인이 공시 선고에 동의하지 않으면, 법원은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거부하지 않는 한, 공시는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여야 한다”는 원칙이 먼저 작동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피해자가 원하는지와 무관하게, 무죄판결 자체가 공시 선고로 이어지는 것이 기본값이고, 본인의 부동의가 그 기본값을 뒤집는 예외라는 순서입니다.

제3항 — 면소판결은 다시 “할 수 있다”

면소판결(공소권이 없어 실체 판단 없이 재판이 끝나는 판결)의 경우에는 제3항이 따로 규정합니다. 여기서는 다시 “면소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으로 돌아갑니다. 무죄와 면소를 같은 수준으로 놓고 둘 다 의무 규정이라고 이해하면 틀립니다. 의무 규정은 무죄(제2항)뿐이고, 면소(제3항)는 재량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지점

  • “피해자가 청구하면 무조건 공시해야 하나요?” → 아닙니다. 제1항은 재량 규정이라 법원의 판단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피해자 청구’ 요건은 제1항에만 있고, 제2항의 무죄판결공시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 “무죄면 자동으로, 즉시 공시되나요?” → 조문에 ‘자동으로’, ‘즉시’, ‘직권으로’와 같은 표현은 없습니다. 법원이 ‘선고’하는 절차를 거치고, 피고인의 부동의·동의 불가라는 예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되는 것도 아닙니다.
  • “공시 방법이나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 제58조는 공시의 매체·횟수·구체적 비용 액수를 정하지 않습니다. 비용 부담 주체는 제1항에서 “피고인의 부담”이라고만 정해져 있고, 제2항·제3항에는 부담 주체에 관한 문언이 없습니다.

조문의 연혁

현재 시행 중인 형법 제58조의 문언은 법률 제12898호(2014. 12. 30. 공포)에 의해 개정·신설된 것입니다. 제2항에는 <개정 2014.12.30>, 제3항에는 <신설 2014.12.30>이라는 표기가 붙어 있고, 제1항에는 그 이후 개정 표기가 없습니다. 참고로 이 글이 참조하는 현행 형법은 법률 제22007호(2026. 9. 29. 일부개정, 2026. 10. 2. 시행)이지만, 이 개정이 제58조의 내용을 바꾼 것은 아닙니다. 부칙 역시 시행일(2026년 10월 2일)만 정하고 있을 뿐, 제58조와 관련한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없습니다.

마무리

형법 제58조는 ‘공시를 할 수도 있다’는 느슨한 재량 규정(제1항·제3항)과 ‘공시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제2항)이 함께 들어 있는 조문입니다. 무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공시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 뜻이 존중되어 공시 선고가 이루어지지 않지만, 이는 원칙(의무적 공시)에 대한 예외로 작동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본인 동의가 있어야만 공시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이 조문에 관한 구체적인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실제 사건에서 공시 선고 여부가 어떻게 판단되었는지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58조(판결의 공시) 제1항, 제2항, 제3항

관련 법령: 형법 제58조

같은 법이 적용된 이슈

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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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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