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괜찮다"고 해도 처벌받을 수 있다 — 형법 제16조의 진짜 의미

입력 2026.10.11. 오전 10:08

“변호사한테 물어보고 괜찮다고 해서 한 건데, 그래도 처벌받나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많은 사람이 당황한다. 전문가에게 확인까지 받았는데 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 그럴 수 있다. 그 이유는 형법 제16조의 구조를 정확히 보면 알 수 있다.

형법 제16조의 원문

형법 제16조(법률의 착오)는 다음과 같이 정해져 있다.

제16조(법률의 착오)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이 조문은 항·호·목의 구분이 없는 단 하나의 문장이다. 단서도 없다. “제16조 제1항”이나 “제16조 단서”라는 식으로 인용하는 것은 조문 구조를 잘못 전달하는 것이다.

요건은 두 가지 — 하나만 갖추면 부족하다

제16조가 “벌하지 아니한다”는 효과를 주려면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1.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했을 것
  2.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

여기서 핵심이 나온다. “변호사가 괜찮다고 했다”는 사정은 — 있다면 — 첫 번째 요건, 즉 ‘오인’이 있었다는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데 쓰일 수 있는 사정일 뿐이다. 오인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조문이 바로 “벌하지 아니한다”고 하지 않는다.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별도로 따져야 한다.

즉, “나는 죄가 안 되는 줄 알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렇게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까지 갖춰져야 비로소 벌하지 않는다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 둘을 하나로 뭉쳐서 “몰랐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면 조문을 잘못 읽은 것이다.

‘죄가 안 된다’가 아니라 ‘벌하지 아니한다’

조문을 읽을 때 자주 섞이는 지점이 하나 더 있다. 제16조의 효과는 “죄가 되지 아니한다”가 아니라 **“벌하지 아니한다”**다.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이라는 구절은 무엇을 잘못 알았는지, 즉 오인의 대상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조문이 최종적으로 정하는 효과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 “벌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무죄’나 ‘죄가 안 됨’으로 바꿔 쓰는 것은 조문의 표현과 다르다.

왜 “변호사가 괜찮다고 했다”만으로는 부족한가

정리하면, 제16조는:

  •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했는지’와
  •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를 나누어 본다.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는 사정이 오인을 설명하는 데는 쓰일 수 있어도, 그것만으로 ‘정당한 이유’까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오인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평가는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조문 어디에도 “전문가 자문을 받으면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거나 “자동으로 면책된다”는 문구는 없다. “무조건”, “당연히”, “자동으로” 벌하지 않는다는 식의 결론은 조문의 문언(“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보다 훨씬 넓게 읽는 것이다. 조문은 분명히 “~한 때에 한하여”라고 제한을 걸어 두고 있다.

‘정당한 이유’를 조문이 직접 정의하지는 않는다

제16조 안에는 ‘정당한 이유’가 무엇을 뜻하는지 정하는 별도의 항이나 괄호 정의가 없다. 조문 자체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라고만 적어 두었을 뿐, 그 판단 기준을 스스로 제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정당한 이유란 이런 것이다”라는 식으로 조문이 기준을 정해 둔 것처럼 설명하는 것은 조문 문언을 벗어난 서술이다.

이 조문이 다루지 않는 것들

제16조를 읽을 때 분명히 해 둘 부분이 있다.

  • 이 조문에는 **‘외국’, ‘합법인 나라’, ‘현지 법’**이라는 표현이 전혀 없다. 어떤 행위가 다른 나라에서 허용된다는 사정이 곧 조문이 말하는 ‘정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조문이 직접 정한 바는 없다.
  • 이 조문에는 법정형이 없다. 형량이나 벌금액을 이 조문에서 끌어올 수 없다.
  • 특정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조문이나, 국외에서 한 행위에 적용되는 별도 규정은 제16조 안에 있지 않다.
  • 이 주제와 관련해 지금 확인되는 구체적 판례는 없다. ‘정당한 이유’의 판단 기준을 어떤 문구로 정리해 소개하는 것은 조문 자체의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현행 여부와 개정 경위

이 조문은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되는 형법(법률 제22007호, 2026. 9. 29., 일부개정)의 조문으로서, 2026년 10월 11일 기준으로 현행이다. 다만 부칙은 시행일만 정하고 있을 뿐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두고 있지 않다. 또한 제16조 문언 자체를 만든 개정이 언제 있었는지에 대한 연혁 표기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이번 법률 제22007호가 제16조를 고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정리

“변호사가 괜찮다고 했다”는 사정은 오인이 있었다는 사실관계를 보여줄 수 있는 요소이지만, 그것만으로 형법 제16조가 말하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효과가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조문은 ①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했을 것과 ②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 두 요건을 모두 요구하고 있고, 그 효과도 ‘무죄’가 아니라 ‘벌하지 아니한다’로 한정되어 있다. 조문이 정하는 말 그대로 —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16조(법률의 착오)
  • 형법 부칙 <제22007호, 2026. 9. 29.>

관련 법령: 형법 제1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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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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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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