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해자도 형사재판에서 바로 배상받을 수 있을까 — 배상명령 제도의 재량과 한계

입력 2026.10.04. 오전 10:08

사기·횡령 같은 범죄로 피해를 입은 경우, 가해자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 재판에서 돈도 함께 받을 수는 없을까”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별도로 민사소송을 내려면 시간과 비용이 또 든다. 이런 상황을 위해 마련된 제도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송촉진법’)의 배상명령이다. 다만 이 제도는 “요건만 갖추면 무조건 받을 수 있는” 자동 지급 장치가 아니다. 법원의 재량 판단이 핵심에 있고, 일정한 경우에는 법원이 배상명령을 아예 할 수 없도록 금지되어 있기도 하다. 조문을 그대로 따라가며 정리한다.

배상명령이란 무엇인가

소송촉진법 제25조 제1항은 이렇게 규정한다.

“제1심 또는 제2심의 형사공판 절차에서 다음 각 호의 죄 중 어느 하나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 법원은 직권에 의하여 또는 피해자나 그 상속인(이하 “피해자”라 한다)의 신청에 의하여 피고사건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物的) 피해, 치료비 손해 및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다.”

핵심을 하나씩 뜯어보면 다음과 같다.

  • 적용 시점: 제1심 또는 제2심의 “형사공판 절차”에서, 해당 범죄에 대해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에만 문제 된다. 무죄판결이나 재판이 아예 끝나기 전 단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 누가 신청하는가: “직권에 의하여 또는 피해자나 그 상속인의 신청에 의하여”라고 되어 있다. 즉 법원이 스스로 배상명령을 낼 수도 있고, 피해자(사망 시 상속인)가 신청할 수도 있다. 피해자의 신청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 배상 대상: “직접적인 물적 피해, 치료비 손해 및 위자료”로 한정되어 있다. 조문에 열거되지 않은 손해 항목까지 자동으로 포함된다고 볼 근거는 없다.
  • 어미의 성격: “명할 수 있다”다. 요건이 갖춰졌다고 해서 법원이 반드시 배상을 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는 재량 규정이다.

어떤 범죄에 적용되는가

제25조 제1항은 배상명령의 대상이 되는 죄를 각 호로 열거하고 있다.

  1. 「형법」제257조제1항(상해), 제258조제1항·제2항(중상해), 제258조의2제1항(제257조제1항의 죄로 한정)·제2항(제258조제1항·제2항의 죄로 한정)(특수상해), 제259조제1항(상해치사), 제262조(폭행치사상, 다만 존속폭행치사상의 죄는 제외), 같은 법 제26장(과실치사상의 죄), 제32장(강간과 추행의 죄, 다만 제304조의 죄는 제외), 제38장부터 제40장까지(절도와 강도의 죄, 사기와 공갈의 죄, 횡령과 배임의 죄) 및 제42장(손괴의 죄)에 규정된 죄
  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10조부터 제14조까지, 제14조의2, 제14조의3, 제15조(제3조부터 제9조까지의 미수범은 제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제11조, 제12조, 제14조 및 제15조의2에 규정된 죄
  3. 위 죄를 가중처벌하는 죄 및 그 미수범을 처벌하는 경우의 미수죄

사기죄는 「형법」제38장부터 제40장까지에 규정된 죄에 속하므로, 사기 피해자는 원칙적으로 이 배상명령의 적용 대상 범죄 유형에 해당한다. 다만 유형에 해당한다는 것과, 실제로 배상명령이 내려진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아래에서 보듯 법원이 배상명령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별도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25조 제2항은 “제1항에 규정된 죄 및 그 외의 죄에 대한 피고사건”에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손해배상액”에 관하여도 배상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는 제1항과는 기준이 다르다. 제1항은 열거된 죄와 물적 피해·치료비·위자료라는 손해 항목을 기준으로 하지만, 제2항은 당사자 간에 이미 합의된 손해배상액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한다. 두 항을 섞어서 “합의만 하면 어떤 죄든 배상명령이 나온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법원이 배상명령을 할 수 없는 네 가지 경우

여기가 이 제도의 실무적 핵심이다. 제25조 제3항은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배상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못 박는다.

  1. 피해자의 성명·주소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
  2.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
  3.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4. 배상명령으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거나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 네 가지 중 어느 하나에만 해당해도 배상명령은 금지된다. 특히 사기 사건에서는 3호(배상책임의 유무·범위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와 4호(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이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문제 될 여지가 있다. 사기 피해 금액이나 편취 경위에 다툼이 있어 형사공판만으로는 손해액이나 인과관계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는 경우, 법원은 배상명령 대신 별도의 민사소송으로 가도록 할 수 있다. 즉 형사공판이 유죄로 끝난다고 해서 배상명령까지 자동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조문이 분명히 하고 있다.

배상신청은 어떻게 하는가

배상명령 자체는 법원의 직권으로도 가능하지만, 피해자가 직접 신청하는 절차도 제26조에 규정되어 있다.

  • 신청 시기: 피해자는 제1심 또는 제2심 공판의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사건이 계속된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제26조제1항). 이때 신청서에는 인지를 붙이지 않는다.
  • 신청서 기재 사항(제26조제3항): 피고사건의 번호·사건명·사건이 계속된 법원, 신청인의 성명과 주소, 대리인이 있으면 그 성명과 주소, 상대방 피고인의 성명과 주소, 배상의 대상과 내용, 배상 청구 금액을 적고 신청인 또는 대리인이 서명·날인해야 한다.
  • 법정 진술에 의한 신청: 피해자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 경우에는 말로써 배상을 신청할 수 있고, 이때는 그 취지를 공판조서에 적어야 한다(제26조제5항).
  • 취하: 신청인은 배상명령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언제든지 배상신청을 취하할 수 있다(제26조제6항).
  • 다른 절차와의 관계: 피해자가 같은 범죄 피해에 관하여 이미 다른 절차(민사소송 등)로 손해배상청구를 법원에 하여 그것이 계속 중이라면, 배상신청은 할 수 없다(제26조제7항).
  • 효력: 배상신청은 민사소송에서의 소 제기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제26조제8항).

정리 — “바로 돌려받을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

사기 피해자가 형사재판 절차 안에서 배상명령을 통해 돈을 돌려받을 길이 법으로 마련되어 있는 것은 맞다. 사기죄는 배상명령 대상 범죄 유형에 포함되고, 피해자는 변론 종결 전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별도의 인지대 부담 없이 신청서만 내면 절차가 시작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법원이 “명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며, 동시에 성명·주소 불분명, 피해 금액 미특정, 배상책임의 유무·범위 불명확, 공판절차 지연 우려나 타당성 부족이라는 네 가지 사유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법원은 배상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사기 피해자라고 해서 형사재판에서 무조건, 자동으로 배상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사건마다 피해 금액이 얼마나 명확히 특정되어 있는지, 피고인의 배상책임 범위가 형사공판 심리만으로 분명히 드러나는지에 따라 배상명령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조문 자체가 예정하고 있다.

이 조문(제25조)의 현행 문언은 법률 제21084호(공포 2025. 11. 11.) 개정으로 만들어졌으며, 현재 시행 중인 법률 제21726호(2026. 6. 2. 일부개정, 시행 2026. 6. 2.)와는 개정 이력이 다르다. 같은 개정(제21726호)이 함께 고친 조문은 제23조(제1심 공판의 특례)이며, 그 부칙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시행일과 “시행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도 적용”한다는 적용례만 두고 있을 뿐, 제25조·제26조에 관한 별도의 경과조치를 두고 있지는 않다.


참고 법령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배상명령) 제1항 제1호~제3호, 제2항, 제3항 제1호~제4호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배상신청) 제1항, 제3항, 제5항~제8항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부칙 <법률 제21726호, 2026. 6. 2.> 제1조, 제2조

관련 법령: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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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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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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