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와 합의한 배상금, 형사판결로 바로 받아낼 수 있을까
요약 및 결론: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제2항에 따르면 법원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합의한 손해배상액을 형사판결과 함께 배상하라고 명할 수 있습니다(배상명령). 대상 범죄에 제한이 없어 제1항에 열거된 죄든 그 밖의 죄든 가능합니다. 다만 제1심 또는 제2심에서 유죄판결을 선고할 때에만 할 수 있고, "명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라 법원이 꼭 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3항의 금지 사유에 해당하면 법원은 배상명령을 해서는 안 됩니다.
형사사건에서 가해자가 합의금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선처를 받은 뒤 돈을 주지 않는 경우가 흔히 문제 됩니다. 별도로 민사소송을 내지 않고 형사재판 안에서 약속한 금액을 확정받는 통로가 소송촉진법의 배상명령입니다. 이 법은 법률 제21726호(2026. 6. 2. 일부개정)로 같은 날 시행됐고, 현재 이 문언이 현행 조문입니다.
합의한 배상금도 배상명령으로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제2항은 “제1항에 규정된 죄 및 그 외의 죄에 대한 피고사건에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손해배상액에 관하여도” 배상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합의액 배상명령은 죄명과 관계없이 모든 피고사건에서 가능합니다.
합의액 배상명령도 제1항의 틀을 따릅니다. 제1심 또는 제2심의 형사공판 절차에서 유죄판결을 선고할 때, 법원이 직권으로 하거나 피해자의 신청을 받아 명합니다. 무죄가 선고되거나 제1심·제2심이 아닌 단계라면 이 조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합니다.
‘바로 받아낸다’는 말은 어디까지 맞나요?
합의 내용을 별도 민사소송 없이 형사판결 절차 안에서 법원의 배상명령으로 받을 수 있다는 범위에서만 맞습니다. 제25조제1항과 제2항은 모두 “명할 수 있다”로 끝나는 재량 규정입니다. 피해자가 신청해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25조제3항에 해당하면 법원은 배상명령을 할 수 없습니다. 이 금지는 합의액 배상명령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금지 사유는 다음 네 가지입니다(제3항제1호~제4호).
- 피해자의 성명·주소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
-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
-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 배상명령으로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거나,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문언대로 보면, 합의가 있었는지나 합의 금액을 두고 다툼이 있으면 제3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배상명령이 확정된 뒤 실제로 돈을 받아내는 방법(집행)은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제25조·제26조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합의가 없으면 어떤 죄에서 무엇을 배상받을 수 있나요?
합의가 없을 때 배상명령은 제25조제1항 각 호에 열거된 죄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 배상 범위는 피고사건의 범죄행위로 생긴 “직접적인 물적(物的) 피해, 치료비 손해 및 위자료”입니다. 열거된 죄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 제1호(형법): 제257조제1항, 제258조제1항 및 제2항, 제258조의2제1항(제257조제1항의 죄로 한정)·제2항(제258조제1항·제2항의 죄로 한정), 제259조제1항, 제262조(존속폭행치사상의 죄는 제외), 제26장, 제32장(제304조의 죄는 제외), 제38장부터 제40장까지, 제42장에 규정된 죄
- 제2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부터 제14조까지, 제14조의2, 제14조의3, 제15조(제3조부터 제9조까지의 미수범은 제외),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2조, 제14조, 제15조의2에 규정된 죄
- 제3호: 제1호의 죄를 가중처벌하는 죄, 그리고 그 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경우의 미수의 죄
명예훼손 형사재판에서 위자료를 배상명령으로 받을 수 있나요?
합의가 없다면 제25조만으로는 근거가 없습니다. 제1항 각 호의 열거에는 ‘명예훼손’이라는 죄명이 없습니다. 열거되지 않은 죄의 피고사건에서 배상명령의 근거는 제2항의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손해배상액”뿐입니다.
따라서 명예훼손 사건처럼 죄명이 열거되지 않은 사건에서 합의 없이 위자료 배상명령을 받는 길은 이 조문에 없습니다. 반대로 위자료를 포함한 금액으로 합의했다면, 그 합의액은 제2항에 따라 배상명령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제3항의 금지 사유가 적용됩니다.
행위별로 정리하면
| 어떤 행위 | 적용 조문 | 법적 효과 |
|---|---|---|
| 열거된 죄의 유죄판결 선고 시 피해 배상 | 소송촉진법 제25조제1항 | 법원이 직접적인 물적 피해, 치료비 손해,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음(재량) |
| 모든 죄(열거된 죄 포함)의 피고사건에서 합의된 손해배상액 배상 | 제25조제2항 | 법원이 합의액의 배상을 명할 수 있음(재량) |
| 열거되지 않은 죄에서 합의 없이 위자료 청구 | 제25조제1항·제2항 | 배상명령의 근거 없음 |
| 피해자 성명·주소 불분명, 피해 금액 불특정, 배상책임 유무·범위 불명백, 현저한 지연 우려 등 | 제25조제3항제1호~제4호 | 배상명령 금지 |
| 제1심·제2심 변론종결 전 배상신청 | 제26조제1항·제8항 | 인지 없이 신청 가능, 민사소송의 소 제기와 같은 효력 |
| 같은 피해로 다른 손해배상청구가 법원에 계속 중일 때 배상신청 | 제26조제7항 | 배상신청 불가 |
| 배상명령 확정 전 신청 취하 | 제26조제6항 | 언제든지 취하 가능 |
배상신청은 언제, 누가, 어떻게 하나요?
배상신청은 제1심 또는 제2심 공판의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 사건을 맡고 있는 법원에 합니다(제26조제1항). 신청서에는 인지(印紙)를 붙이지 않습니다.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제25조제1항이 정한 “피해자”로, 피해자 본인과 그 상속인을 함께 가리킵니다.
신청할 때는 신청서와 함께, 상대방 피고인 수만큼 신청서 부본(副本)을 내야 합니다(제26조제2항). 신청서에는 다음을 적고 신청인이나 대리인이 서명·날인해야 합니다(제3항).
- 피고사건의 번호, 사건명, 사건이 계속된 법원
- 신청인의 성명과 주소
- 대리인이 신청하는 경우 대리인의 성명과 주소
- 상대방 피고인의 성명과 주소
- 배상의 대상과 그 내용
- 배상 청구 금액
필요한 증거서류는 첨부할 수 있습니다(제4항). 합의서처럼 합의 사실과 금액을 보여 주는 서류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경우에는 말로 배상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공판조서에 신청 취지를 적습니다(제26조제5항).
민사소송과 같이 할 수 있나요?
같은 피해로 다른 절차의 손해배상청구가 법원에 계속 중이면 배상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제26조제7항). 배상신청은 민사소송에서 소를 제기한 것과 같은 효력이 있습니다(제8항). 신청인은 배상명령이 확정되기 전이면 언제든지 신청을 취하할 수 있습니다(제6항).
실제로 배상명령은 얼마나 받아들여지나요?
배상명령은 형벌이 아니어서 법정형과 실제 선고를 비교할 대상이 없습니다. 배상명령 신청 건수나 인용률에 관한 통계는 이 글이 참고한 자료에 없습니다(공표 자료 없음). 이 글이 확인한 범위에서는 배상명령에 관한 판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조문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제1항·제2항이 재량 규정이라는 점, 그리고 제3항이 법원이 배상명령을 할 수 없는 네 가지 사유를 정한다는 점입니다.
조문은 언제 바뀌었나요?
현행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은 법률 제21726호(2026. 6. 2. 일부개정, 2026. 6. 2. 시행)입니다. 다만 제25조의 현재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21084호(2025. 11. 11. 공포)로, 연혁 표기는 <개정 2012.1.17, 2012.12.18, 2016.1.6, 2025.11.11>입니다. 제21084호 자체의 시행일은 이 글의 자료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법률 제21726호가 함께 고친 조문은 제23조(제1심 공판의 특례)입니다. 이 개정의 부칙(시행일, 그리고 시행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도 적용한다는 적용례)은 제25조 문언 변경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제26조의 현재 문언은 법률 제9818호(2009. 11. 2. 전문개정)로 만들어졌습니다.
관련 법령
제25조(배상명령) ① 제1심 또는 제2심의 형사공판 절차에서 다음 각 호의 죄 중 어느 하나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 법원은 직권에 의하여 또는 피해자나 그 상속인(이하 "피해자"라 한다)의 신청에 의하여 피고사건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物的) 피해, 치료비 손해 및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다.
제26조(배상신청) ① 피해자는 제1심 또는 제2심 공판의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사건이 계속(係屬)된 법원에 제25조에 따른 피해배상을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신청서에 인지(印紙)를 붙이지 아니한다.
자주 묻는 질문
형사합의금을 안 주면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나요?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제2항에 따라, 피고인과 피해자가 합의한 손해배상액은 죄명과 관계없이 배상명령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제1심 또는 제2심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 신청해야 하고, 법원이 받아들일지는 재량입니다. 합의 사실이나 금액이 명백하지 않으면 제25조제3항 때문에 배상명령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는데 형사재판에서 위자료도 받을 수 있나요?
합의가 없다면 배상명령으로는 받을 수 없습니다. 소송촉진법 제25조제1항의 열거에는 '명예훼손'이라는 죄명이 없고, 위자료 배상명령은 제1항 열거 범죄에만 해당합니다. 열거되지 않은 죄에서 배상명령의 근거는 제2항의 '합의된 손해배상액'뿐입니다.
민사소송을 이미 냈는데 배상명령 신청도 할 수 있나요?
신청할 수 없습니다. 같은 범죄행위로 생긴 피해에 대해 다른 절차의 손해배상청구가 법원에 계속 중이면 배상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소송촉진법 제26조제7항). 배상신청 자체도 민사소송의 소 제기와 같은 효력이 있습니다(같은 조 제8항).